살충제 계란도 AI 닭고기도 ‘뜨겁게 안녕’
살충제 계란도 AI 닭고기도 ‘뜨겁게 안녕’
  • 도영경 기자
  • 승인 2018.12.23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여름 온 나라를 공포에 휘몰아 넣은 계란 살충제 검출 파동. 엄마들은 가정 내 냉장고에서 계란의 자취를 없애버리는가 하면, 행여 외식이라도 할 때면 구매 요리에 계란이 들어가는지 여부를 따져가며 불안에 떨기도 했다.

 

◆“닭이 무슨 죄?”

2017년 8월, 농식품부는 전국에 걸쳐 1천2백여개의 산란계 농장을 전수검사했고, 기준에 부적합한 농장 52곳의 출하를 정지시키는 한편 이미 유통된 해당농장 물량도 모두 추적해 전량 회수·폐기처분 했다.

농장들은 유해성분 관리에 이전보다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어져왔다.

계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살충제가 검출된 까닭은,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 문제가 맹렬한 더위와 좁은 케이지 안에서 증가하기 때문에 농가가 살충제 살포량을 늘린데서 연유한다. 윤리적 생산철학과 유기농법 사육방식을 고수하던 농장의 산물에서도 맹독성 물질인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성분이 검출된 사례 또한 적지 않은 충격이었는데, 농장부지 내에 양계장이 들어서기 전 과수원 운영 당시 토양이 이미 해당성분으로 피폐해진 탓으로 밝혀져 허탈감마저 안겨주었다.

 

◆살충제·AI 공포... 그 이후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계란 살충제 허용기준이 상추나 깻잎 같은 생채소보다도 낮을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보다도 낮고, 농가에겐 다소 가혹한 기준이라는 항변도 있었다. 하지만, 미량섭취로는 일어나지 않는 문제가 자주, 꾸준히 섭취해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불안감마저 불식시켜주진 않는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구매하는 계란이나 닭고기가 ‘안전’한지 확신하며 소비하고 있을까. 다소 막연한 신뢰 혹은 비논리적 확신이 그 대답으로 남는다.

사실상 AI(Avian Influenza, 조류인플루엔자)나 살충제 계란이나 근본적으로는 밀집사육에 그 원인이 있다. 하지만, 닭고기나 계란이 생산되는 체계는 이미 수직계열화 산업이 된지 오래라 그 견고한 성벽을 허물기는 무리가 크다.

따라서 일련의 문제에 대한 관리대책으로 가금산물(닭고기 또는 오리고기와 난류)의 이력을 확인가능함으로써 안전을 보장하는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력제’란 무엇? 어떤 효과?

농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올들어 1월에 발표한 단계적 시범사업 우선 추진 후 오는 2019년 말까지 본격 시행 및 제도화하기로 한 「가금산물 이력제」는 가금산물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는 ‘스마트한 안전장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적용중인 ‘이력제’란 생산-가공-유통-판매 과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우리농산물’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시범사업 시행, 2008년말부터 본사업에 착수해 현재까지 순조롭게 안착된 바 있다.

지난 11월부터 전체 가금농장의 10%에 해당하는 계열화업체 소속 닭·오리·계란 농장 8백12호가 시범적으로 「가금산물 이력제」에 적용되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위한 사회전체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사진출처=인터넷.
아이들에게도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위한 사회전체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사진출처=인터넷.

 

◆‘닭·오리·계란 이력추적’ 어떻게 이뤄지나

따라서 현재 시범대상인 농가는 닭이나 오리를 출하하거나 이동시킬 때, 계란을 출고할 때 ‘가금이동신고서’나 ‘원란입고표’ 또는 거래명세표에 농장식별번호와 생산(도축)일자 등을 표시하고, 이를 소비자가 구매할 경우 소포장 용기에 부착된 ‘이력번호’나 ‘묶음번호’(다수의 이력번호를 합쳐서 하나로 포장할 경우 표시가능한 번호)를 PC나 모바일에서 조회해 이력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축산물품질관리원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 이력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사후검사 결과가 불일치하는 경우 시정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가금산물이력제를 통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그 활용도를 높여 가금산업 수급관리를 비롯해 농장운영 환경개선을 등 농가경쟁력 높이기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AI 같은 가금질병이나 부적합 성분검출 등 문제 발생 시 보다 신속한 조치를 취해 농가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소비자에게도 알권리 보장과 안전성 담보가 가능해지므로, 국내 가금산업 발전은 물론 국민신뢰도 상승에도 기여도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