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 강민정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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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하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의 아이는요?' 수십년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교사이자,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일원으로서 맹렬한 활동가이기도 하며, 아이들을 진취적이고 명랑한 인재로 키워낸 엄마이기도 한 강민정 선생님의 '행복론'을 통해 부모이자, 엄마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우리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사람들이 그리도 간절히 원하는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곰곰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각자 맺고 있는 관계가 좋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아무리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도 매일 만나는 동료나 상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우울하고 괴롭다. 로또에 당첨되어 돈 대박이 나거나 우리 집 아파트 값이 올라 통장이 두둑해져도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동료 관계가 꼬여있으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없다.

얼핏 생각하면 명성이나 부가 인생의 목적이고 그 목적을 달성하면 행복할 거라 생각되지만 결국 사람들이 진짜 행복하다고 느낄 때는 그 혹은 그녀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로부터 인정받고 소통이 잘 이루어질 때다. 남편이나 자식들과 매일 지지고 볶으며 갈등하고 있다면 행복할 수 없다. 직장 상사의 갑질이 매일 반복되고 동료와 치열한 경쟁관계에서 살아야 한다면 행복하다 느끼기 어렵다.

 

■ 사람관계에서 완성되는 '행복감'... 기본전제는?

그런데 행복한 관계에는 기본전제가 있다. 첫째가 관계 속에 있는 이들이 감정과 이성의 주체로 온전히 인정되어야 한다. 이 때의 인정은 상호적이어야 한다. 수직적 관계에서는 하위에 있는 이들은 주체가 아니라 결정이나 명령을 이행하는 대상으로 취급된다. 관계 속 사람들이 상호 주체로 인정되지 않으면 수평적 관계형성의 출발점이 형성되지 않는다.

둘째,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역사와 경험들을 갖는 존재다. 쌍둥이조차 감정과 생각, 취향이 다르지 않는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관계 속 사람들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힘이기도 하다. 획일적이고 수직적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동질성이 강요된다. 오랜 식민지 지배와 연이어 계속된 독재정치는 우리들로 하여금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것에 지나치게 인색하도록 만들었다.

참고이미지 출처=인터넷.
*참고이미지 출처=인터넷.

 

교육은 아이들이 건강한 관계 맺기, 합리적이고 평화로운 관계 맺기를 배우도록 하는 일이다. 이는 학생 개개인에게는 가족이나 친구, 선생님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사회 전체적으로는 당당한 주권자들을 길러내고 여러 사회적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여 다양성이 꽃피는 사회를 만드는 토대를 닦는 일이다.

관계 맺기 배움은 성적으로 평가하는 것과는 양립하기 어렵다. 성적이라는 잣대를 거두는 순간 아이들 하나하나가 가진 다양한 가능성들이 드러난다. 아이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상처들은 학교와 사회가 건강한 관계 맺기를 배울 수 없도록 한 결과다. 학교폭력이나 왕따는 상호존중과 서로 다름이 인정되는 관계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일이다.

 

■ 부모 먼저 사회적 관계 배움 노력, 학교는 입시 중심 탈피해야

빌보드차트 1위를 기록하고 전 세계 팬들을 감동시키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여느 아이돌과는 다른 방식으로 키워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돌이 키워지는 획일적인 훈련방식과는 달리 멤버 하나하나가 가진 장점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격려받고 지원받는 과정을 통해 오늘의 BTS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한다.

아이들 각자가 주체로 충분히 존중받고 상대를 주체로 인정해주는 것을 배우면 다른 이들로부터 또 다른 배움이 일어나고 이것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다. 성장을 통해 성숙된 이는 더 깊고 풍부한 관계를 만들어 가게 된다. 관계를 통한 배움과 성장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과정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행복하기 어렵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기 자신은 물론 상대를 존중하기도 어렵다. 그런데 자존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움과 학습의 결과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일은 혼자서 책으로 공부하거나 학원에서 배우면 된다. 그러나 자존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타인을 자신만큼 존중해 주는 것, 차이를 인정하고 나와 다른 이와 소통하고 그로부터 배우는 것, 한 마디로 관계 맺기를 배우도록 하는 것은 가정과 학교의 몫이다.

결국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은 가정과 학교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부모인 우리 자신조차 관계 맺기를 제대로 배워 본 적 없고, 학교는 여전히 성적 중심 입시교육에 지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나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나 노력할밖에. 그래서 부모인 우리도 끊임없이 관계 맺기를 배우는 일에 나서고, 학교도 관계를 파괴하는 입시와 성적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도록 요구하는 일이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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