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보육교사 이야기] 짧은 경력, 긴 불신의 회복
[어느 보육교사 이야기] 짧은 경력, 긴 불신의 회복
  • 동동
  • 승인 2018.10.19 1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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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운영 비리 문제로 세간이 떠들썩합니다. 정부지원 식비와 운영비를 원장들이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가 적지 않게 드러나는 와중에 눈에 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엄마의 시각을 떠나 한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나약한 이상주의’로 전락하지 않는 튼튼하고 올곧은 제도와 시스템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편집자 주.

 

처음 면접보고 정교사로 출근했던 어린이집에서는 교사와 아이 수보다 늘 적은 수의 점심을 시켰다.

그리고 그곳의 실세이자 원감역할을 했던 교사는 애들 밥을 많이 주면 똥을 많이 싼다 조금씩 줘도 괜찮다 처음 배식하는 나에게 말했다. 그런데 사실상 그렇게 나눠준 점심은 상당량이 남았고, 그 남은 음식들은 원장 가족의 식사로도 다시금 쓰이고 있었다.

면접을 볼 때도 보조받는 급여 금액의 절반만 내 급여에 보태고 나머지는 어린이집 운영으로 쓴다고 하면서 혹시 확인 전화를 받으면 보조 받는 금액을 다 받는다고 말해줄 수 있겠냐 고 했다. 나는 취업이 급한 상황이었고, 다 이런가보다 하는 마음에 수락했었다.

당시 그 어린이집은 가까운 거리에 3층 건물을 번듯하게 올려서 새건물로 이사를 준비하는 상황이었다.

저녁을 먹여 달라는 부탁에 아이에게 밥숟가락을 규칙적이고 화난 표정으로 들이미는 교사. 겁에 질려 꾸역꾸역 받아먹다가 힘들어서 먹었던 것을 게워내자 숟가락을 거칠게 내려놓으며 가서 토하고 . 아. 짜증나 정말. 하던 광경은 나까지 속이 울렁거리게 만들었었다.

한 아이를 안아주기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도 다 달려들어 안아달라고 할테니 아이들 안아주고 그러는 거는 아예 하지 않는게 좋을거 라는 충고도 들었다. 거침없는 짜증과 화를 표현하는 기존 선생님들.

여러 상황들을 보면서 나는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찌질한 이유를 대며 그 어린이집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 다시는 어린이집 일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을 못 견디는 나 자신을 ‘나약한 이상주의자’라고 스스로 비난하면서.

비리 유치원을 적발하고 처벌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상적인 돌봄'을 위해서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할지 궁극적이고도 진지한 모색이 이뤄져야 한다. /참고이미지 출처: 인터넷.
비리 유치원을 적발하고 처벌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상적인 돌봄'을 위해서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할지 궁극적이고도 진지한 모색이 이뤄져야 한다. /참고이미지 출처: 인터넷.

 

 

 

출퇴근 4시간 가까이를 참아가며 자연학교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트라우마가 극복되었기 때문이다.

동료 교사에게 제일 먼저 들은 말은 애들 많이 안아주세요 였다.

물론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갈등과 모순이 없을 리 없지만 자연학교는 나에게 기관에서도 충분히 아이를 많이 사랑하고 건강하게 돌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요즘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로 오르내리는 뉴스나 기사들을 보니, 체력의 한계 때문에 그만두었지만 자연학교에서 일했던 때가 아련하게 떠올라서 짧은 회상을 전한다.

그런데 며칠 전에도 나는 그 어린이집 차를 동네에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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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2018-10-20 11:41:32
동동~~~~~ 방가워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