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성교육, 진짜 준비 되셨나요?
내 아이 성교육, 진짜 준비 되셨나요?
  • 진은경 기자
  • 승인 2018.07.13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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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성적(性的) 호기심으로 질문을 해댈 때면 진땀을 빼곤 합니다. 청소년 임신, 또래집단 성폭력 등등 엄마들 입에서 전해지는 소문과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뉴스들도 엄마들의 걱정을 가중시킵니다. 요즘 아이들은 사춘기와 2차 성징이 나타나는 나이가 점점 빨라지면서, 엄마들도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엄마가 어떤 생각과 방향으로 아이를 가르쳐야 할까요? 간략하게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유소아, 어린이, 청소년 시기에 챙겨야 하는 부모 성교육 지침 알아보기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은 유소아 시기부터 조금씩 나타난다. /사진=엄마뉴스.
아이들의 성적 호기심은 유소아 시기부터 조금씩 나타난다. /사진=엄마뉴스.

질문1. 내 아이의 과감한 자위행위

콩순이 엄마는 다섯 살짜리 콩순이가 방바닥에 엎드려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것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그만 하라고 타이르기도 하고 아이의 관심을 돌려보려고도 했지만 멈추는 것은 그때 뿐. 심지어 다른 아이들이 있는 어린이집에서도 ‘그런 행동’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름 ‘열린 엄마’라고 생각했던 콩순이 엄마, 콩순이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답변1. 남들 앞에서는 주의해주렴

많은 엄마들이 “나는 어렸을 때 그러지 않았는데” 하면서 아이의 성적인 발달 과정에 놀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지나와 기억나지 않거나, 수치스러운 경험으로 봉합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옛날의 어른들에겐 ‘딸아이의 자위행위’는 들려줄만한 이야깃거리가 아니었을 테고요. 옛날에는 ‘여성이 자위를 한다’는 것은 세상에 없는 말이거나 나쁜 말을 입에 올리는 것 같은 금기어였고, ‘아이가 자위를 한다’는 것 또한 낯설고 생소한 사실이었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아니어야 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인간에게는 성욕이 있고, 그런 욕구와 호기심은 아주 어릴 때부터 발달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다만 남아든 여아든 이때 부모에게 어떤 훈육을 받았는지가 성적 성장에 다른 영향을 끼치겠지요. 물론 유아와 성인의 자위행위는 다릅니다.

아이들은 30개월만 넘어도 성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호기심이 왕성해지고 성기를 만졌을 때의 느낌이 다른 부위를 만졌을 때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면 그 감각에 호기심을 가지고 몰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4~5세 된 아이들이 자신의 성기를 자꾸 만지는 것을 ‘유아적 자위행위’라고 하며 대개 6~7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비로소 성적 쾌감을 느끼는 자위행위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성기를 만지는 것은 더럽거나 해로운 것이 아니며 정상적인 성 발달의 한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기놀이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정도가 심해진다면 위생상의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에 빠져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피하게 될 수도 있어 문제가 됩니다.

남자 아이는 대개 손으로 성기를 만지며 옷이나 방석에 성기를 문지르는 경우가 많고 여자 아이는 손가락으로 성기를 자극하며 심한 경우 장난감 등을 질 속에 넣기도 합니다. 다리를 꼬고 성기를 마찰하다가 얼굴이 빨개지면서 멍하니 흥분했다가 창백해지고 땀을 흘리며 잠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의 자위행위를 목격하게 되더라도 즉시 야단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흥분이 고조되었을 때 중단시키면 욕구불만이 되어 다른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가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그런 행동을 하더라도 곧바로 아이의 행동을 비난하면 수치심을 느끼게 되므로 “성기를 만지는 것은 화장실 가는 것처럼 비밀스러운 것이란다.”라고 충고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이건 너와 나의 비밀이니 다른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않을게.”라고 약속하여 아이를 보호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평상시에는 밖에 나가 뛰어 놀거나 부모님과 부대끼고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도록 도와주세요.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입니다. /사진=엄마뉴스.
기사와 관계없는 이미지입니다. /사진=엄마뉴스.

 

질문2. 너무나 궁금한 정자와 난자의 만남

초등학교 5학년인 여자아이 송이는 요즘 아동용 성교육 책에 푹 빠져있다. 송이 엄마는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집중해서 보던 송이가 가끔씩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질문하면 당황하지 않고 대답해주려고 자료도 찾아보고 이런 저런 마음의 준비까지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엄마랑 아빠도 이렇게 해서 내가 태어났어?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면 안 돼?“라고 집요하게 묻는 바람에 진땀을 뺐다. 아이가 이해하게 설명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변2. 만나는 과정도 중요하단다

“아기는 어떻게 생기나요?”

많은 성교육 학자들이 아이의 이런 호기심에 구체적이고 진실(?)한 답변으로 대응하라고 하지만 아이를 앞에 두고 섹스, 오르가즘, 발기, 삽입, 사정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은 그런 단어를 입에 올려본 적도 없을 테고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섹스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데도 모두 섹스를 알고 있습니다. 본능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아도,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강한 호기심에 이끌리는 분야이기도 하니까요. 예전에는 까까머리 남자 아이들이 야한 잡지나 야동을 숨어 보며 성에 눈을 떴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기도 했습니다만 대부분의 성관련 콘텐츠는 행위자체로 보더라도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인 시각에서 만들어졌거나 폭력적이어서 여성들은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고, 행위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올바른 성인식을 갖는 데 방해가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간혹, 여자 아이들이 유튜브에 나오는 포르노 영상 클립을 보고 ‘엄마, 아빠도 이런 걸 한다고? 내가 이렇게 태어났다고?’ 라면서 충격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포르노에서의 성행위는 거짓말이며, 폭력이고, 범죄라는 것을 단호하게 가르치도록 합니다. 한 마디로 아이들에게 야동, 포르노는 절대 안 됩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그토록 궁금해 하는 ‘정자와 난자의 만남’은 섹스로 향하는 과정부터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이렇게 만나서, 서로에게 이런 매력을 느껴 사랑하는 사이가 됐어. 결혼 후 서로를 닮은 아이를 갖고 싶어서 엄마와 아빠가 성관계를 했지. 서로의 몸을 사랑해주면서 엄마의 질이 아빠의 음경을 받아들였고 아빠의 음낭 속에 있던 정자들이 음경을 통해서 엄마의 몸 속에 있던 난자와 만나 엄마의 자궁에 자리잡게 된 거야. (이 때 책 속의 성관계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게 처음 네가 엄마 뱃속에 생긴 날이지. 엄마는 아홉 달 동안 너를 품고 너무 행복했어. 이렇게, 정자와 난자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대화하고, 약속해서 만나게 해주는 거란다.

물론, 중간의 과정과 상황이 다를 수도 있지만 ‘섹스는 사랑하는 사람 간의 소중한 행위’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도록 합니다.

만약 아이가 엄마, 아빠의 폭력적인 모습에 익숙하다면 우연히 부부관계나 스킨십을 목격하고 크게 충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 평상시 아이들 앞에서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서로 스킨십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덧붙여, 아이들이 가장 많이 보는 책 ‘Why시리즈- 사춘기와 성’은 가능한 초등학교 4학년 즈음 보여주고 그 전이라도 이 책을 자꾸 본다면 엄마가 먼저 보고, 같이 보면서 설명을 해주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시기의 사랑과 연애도 건강한 이성관과 연애관을 갖게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사진=엄마뉴스.
청소년 시기의 사랑과 연애는 건강한 이성관과 연애관을 갖게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사진=엄마뉴스.

 

질문3. 섹스의 세계에 빠진 내 아이

중학교 2학년짜리 남학생인 밤이는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우등생, 집에서는 부모님 말 잘 듣는 모범생으로 통했다. 그 무섭다는 중2병도 미풍없이 지나가는 걸 보고 밤이 엄마는 흐뭇하기만 했는데. 어느 날, 밤이 방을 청소하던 엄마는 밤이의 옷 호주머니에서 여러 개의 콘돔을 발견하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한창 공부할 나이에 섹스 생각이라니, 그것도 내 아들이, 어디서 누구랑 얼마나 했을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엄마는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답변3. 섹스보다 중요한 건 피임이야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성관계 시작 연령은 12.8~13.2세라고 합니다. 빠른 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에 처음 성관계를 가진다는 것이죠. 아무리 사춘기가 일찍 온다 해도, 신체 발달이 좋아졌다 해도, 생각보다 너무 이른 나이에 놀랍기도 합니다. TV만 켜도 섹스 얘기는 심심찮게 등장하고 유행가 가사는 선정적인 지 오래 됐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접속한다는 유튜브나 1인미디어에서 섹스 콘텐츠를 찾는 건 일도 아닙니다.

이미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섹스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도 같습니다. 이제 현실적으로 아이들의 섹스를 단속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아직 몸이 다 자라지 않은 아이들이 성관계를 하는 것이 권장할 일은 아닙니다. 더구나 책임과 의무없이 성관계의 행위 자체에만 몰두하면 결국 ‘사고’가 따르게 마련입니다.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면, 아이들과 이성교제, 섹스, 성관계에 대한 대화를 구체적으로 나누기를 권합니다.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는지, 섹스에 대해 얘기해본 적 있는지, 상대방이 거절하면 어떻게 할 건지, 섹스하는 방법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콘돔은 어떻게 쓰는지 알고 있는지 등등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내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얘기를 했다고 역정을 내면 다시 대화를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침착하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합니다.

위 질문에서 밤이는 학교나 가정생활에 문제가 없지만 (알 수 없는 대상과) 섹스를 하고 있는(혹은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은 밤이에게 “어떻게 콘돔을 준비할 생각을 했어? 어른들도 콘돔 쓸 줄 모르는 사람 많은데 대단하다.”라고 칭찬할 것은 칭찬해주세요.

실제로 한국의 남성 피임율이 현저하게 낮은 것을 생각해본다면 밤이가 콘돔을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칭찬할 일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 피임률이 98%인데 반해 한국의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 10명 중 절반 이상은 ‘피임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밝혀진 바 있지요. 우리 사회에 ‘임신하는 10대’가 줄지 않는 이유입니다.

원치 않은 임신으로 임신중절 수술을 해야 했던 여성 청소년은 66%, 학교 밖 여성 청소년은 무려 79.1%에 달합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콘돔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더 이상 콘돔은 성인용품 아니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콘돔을 성인용품으로 분류해놓고 필요할 때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비닐랩이나, 풍선 따위로 대체한다는 얘기를 듣고 참으로 충격적지요.

이 때문에 지난 해 말, 서울시가 일선 학교 내에 콘돔자판기를 비치하겠다는 정책을 두고 왈가왈부 했는데요, 24년 전 같은 정책을 폈던 미국의 사례를 보면 콘돔자판기 설치 전 후로 성관계하는 청소년의 비율은 같지만 피임하는 비율은 훨씬 증가한 것으로 밝혀져 청소년에게 콘돔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덧붙임

어떤 주제든 편히 대화할 수 있는 관계여야 성적 주제로 대화도 가능할 것입니다. 아이가 평소에도 자기 느낌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 있고, 자기 생각이 부모에게 수용된 경험이 있어야 성적 돌발 상황에서 자기 의견을 표시할 수 있겠지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성적 존재임을 이해하고 아이가 성적 호기심을 표현할 때, 자연스레 질문이 나왔을 때를 성교육 적기로 생각해주세요. 아이 이해 수준에 따라 신체부위의 명칭, 성관계 과정 등을 수정해서 대화하고 점차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것을 권합니다.

어떤 것이 성폭력인지 아닌지 어른이 모두 가르쳐 줄 수는 없습니다. 특히 미디어, 인터넷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아이들은 노출돼 있으므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만 답으로 정해놓고 가르치기보다 대화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성에 대한 사고를 넓히는 법을 지도해보세요.

부모의 성인식 체크리스트

어른의 성인식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됩니다.

평상시 갖고 있던 성에 관련된 의식을 셀프체크 해보고 생각해 봅시다.

 

1. 나의 성의식에 가장 영향을 끼친 사람은 ->

2. 내가 처음 성에 대해 눈을 뜬 계기는 ->

3. 처음 음란물을 봤을 때 든 생각은 ->

4. 만약, 성적 대상과 콘돔에 대한 의견이 다를 때는 ->

5. 어릴 적 우리 부모님의 성생활은 ->

6. 우리 부부의 성생활은 ->

7. 나에게 자위행위는 ->

8. 내가 성적으로 자극 받는 때는 ->

9. 나의 가족 중 한 명이 동성애자라면 ->

10. 내 딸아이가 성생활을 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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